2009년 인문·사회출판 지형도는?

31개 인문·사회 출판사에서 2009년에 출간할 서적 목록을 받았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은 다른 사회를 꿈꾸고, 다른 상상을 하게 하는 길잡이 구실을 한다. 2009년, 우리를 찾아올 ‘지적 동반자’를 소개한다.
“편집자는 무엇보다도 ‘읽는’ 존재다. 그밖에도 다양한 역할과 중요한 일이 편집업무에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편집의 진정한 핵심은 ‘읽는 것’이다. 그게 거의 대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글쓴이가 하지 못하는 것, 글쓴이 이상으로 편집자에게 가능한 것, 그것은 읽는 것이고 정독하는 것이며 비평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이야말로 편집이라는 끝이 없는 일의 출발점이 아닐까?”
- 류사와 다케시 일본 헤이본사 대표편집국장(전)

한계레 신문 한승동 기자 인터뷰

백수생활백서

2007/03/13 23:17

박주영, '백수생활백서', 민음사, 2006

우리 삶의 대중문화 노출 빈도는 상당하다.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TV, 영화, 책, 무가지, 메트로, 네이버 같은 것을 소비하며 보낸다. 요즘 사람들이 사는 방법은 왠지 즐긴다, 음미한다, 떼운다, 보낸다도 아닌 소비한다가 잘 어울린다. 비록 땡전 한푼 내지 않더라도 시간 따위도 돈으로 환산하려는 버릇이 싹트고 있으니. 대량으로 찍어내는 것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중이 있고 그들의 생태를 경작하는 문화가 있다.

나는 백화점에 가서 테스토니의 붉은 에나멜 플랫 슈즈를 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녀는 우울해질 때마다 빨간색 구두를 꺼내어 신어보곤 했다.'라는 문장을 썼다.
계속해서 쓸 수 있기를. 내 소망이 단순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p.330, 작가의 말 중에서)

'백수생활백서'는 대중문화 속에서 삶을 소비하는 세대의 글 쓰는 방식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많은 소설과 영화가 인용되고 또 영화와 소설을 소비하는 도시의 삶이 인용된다. 마치 대중문화 인상비평, 독서일기 같은, 본격적인 소설이 아닌 것만 같다. 그런 면에서 "이런 게 소설이라면 나도 쓰겠다"는 지인들의 평가를 들어야 했던, 하루키의 데뷔작처럼 '백수생활백서'는 만만해 보인다. 그만큼 독자들을 솔깃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나는 세상의 속도를 무시한 나 자신만의 속도를 갖고 있다.
그것은 책과 마주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속도이다.
같은 페이지의 책도 저마다 다른 속도로 읽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그리고 원한다면 언제나 다시,
또 새롭게.
(p.327)

백수생활백서
박주영 지음/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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